中의존도 낮추고 美·日·유럽으로 글로벌 영역 넓힌다

[신년기획/ 2025 세계로 가는 K-보건산업] K-뷰티 수출국 다변화
SNS기반 각국 온라인 진입은 성공
오프라인 연계 마케팅 확장도 필요
안전성 규제 강화에 적극 대비해야

국내 화장품업계가 글로벌 시장 영역 확장에 본격 나선다.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에서 눈을 돌려 북미나 일본, 동남아, 유럽 등지로 수출국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 특히 K-뷰티는 혁신적인 성분과 기술, 세련된 패키징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눈도장을 찍고 있어 올해 역시 역대 최대의 수출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K-뷰티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주춤했던 수출실적을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K-뷰티 수출액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국내 업체들이 수출국 다변화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의 매출 신장이 눈에 띈다.

지난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던 국내 화장품 수출은 2022년 대중국 수출 부진으로 역성장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미국, 일본 등 중국 외 국가로의 수출 증가분이 대중국 수출감소분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6.2% 상승해 반등에 성공했다(한국무역협회).

2023년 대미 화장품 수출은 12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44.3% 증가했으며, 대일 수출은 8억2000만달러로 7.1% 증가했다. 각각 역대 최고치다. 화장품 수출에서 미국과 일본 비중은 14.3%, 9.5%로, 이 국가들이 중국(32.7%)을 대체하는 주력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위)미국에서 인기있는 한국 메이크업 브랜드 퓌의 베스트셀러 '립앤치크 블러리 푸딩팟', (아래)일본 앳코스메 도쿄점에서 진행한 올리브영의 팝업 스토어 전경

태국,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와 중동, 인도에서도 SNS 보편화와 K-컬처 확산을 기반으로 K-뷰티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스킨케어 제품과 천연 원료에 대한 선호가 높은 태국 시장에서는 한국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일본, 유럽,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 중이며,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높다. 이 같은 인기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와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현지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K-뷰티 브랜드들 중에는 차별화된 제형이나 자연유래 성분을 내세운 혁신적인 제품들이 많다는 것도 이들이 K-뷰티에 열광하는 이유다. 귀엽고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도 소장요구를 자극한다.

2024년에도 화장품 수출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1월 누적 수출액이 93억달러를 넘겼고 12월까지 합치면 2024년 전체 수출액은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장품이 연 수출액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K-뷰티가 이처럼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중소 인디 브랜드들의 선전이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이들 인디 브랜드들은 K-컬처의 글로벌 수요에 편승해 현지 시장에서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주력했다.

인디 브랜드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늘면서 국내 OEM·ODM 업체들도 동반 성장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3분기 매출 52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5.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34억원으로 30.4%나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35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기록(1157억원)을 넘어섰다.

한국콜마 역시 지난해 3분기 매출이 6265억원으로 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7%나 늘어난 5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이다. 또 3분기까지 누적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조3303억원(16%↑), 1587억원(61%↑)으로 집계됐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 뒤에는 여러 문제점도 노출됐다. 먼저 온라인과 달리 미국의 오프라인 시장은 아직 K-뷰티의 불모지에 속한다는 것이다. 일본 오프라인 시장도 마찬가지.
일본 오프라인 시장은 드럭스토어가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 화장품의 일본 내 드럭스토어 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K-뷰티 브랜드들이 색조에서 스킨케어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향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기대해 볼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뷰티가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각국 화장품 규정을 철저히 이해하고 준수하는 것이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그에 따른 법적 규제와 기준은 매우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연합에서는 안전성 평가가 완료되지 않으면 제품 판매가 금지되며, 미국에서는 FDA 규정을 위반한 경우 회수 명령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K-뷰티의 글로벌 영역확장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가성비와 친환경, 더마 선호 트렌드가 K-뷰티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시장에서 각국의 로컬 브랜드와는 물론 K-뷰티 브랜드 간 경쟁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별 규정과 법규를 정확히 인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현지 트렌드에 맞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