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관식 괴롭힌 '류마티스관절염' "꾸준한 치료 중요"

<기고>용인 솔빛내과의원 안성수 원장

최근 큰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의 남편 관식은 '무쇠'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안에는 그가 강하고, 참고 견디는 사람이라는 뜻이 들어 있고, 작가는 관식이 끝없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낼 정도의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류마티스관졀염 환자라는 것을 암시했다.

관식은 신발을 구겨신고 다니기도 하는데, 실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 중에는 손가락 관절 변형과 통증 때문에 신발을 끌어올려 똑바로 신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오랜 시간 류마티스관절염을 앓았던 관식은 관절의 통증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다발성 골수종으로 인한 통증도 무쇠처럼 견디며 병을 키우기까지 했었다.

용인 솔빛내과의원 안성수 원장

이렇게 관식을 오랫동안 괴롭힌 류마티스관절염은 어떤 질환일까? 간략하게 설명해보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여러 원인으로 이상이 생겨 자신의 몸을 공격하여,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주로 손가락, 발가락, 손목, 발목 등 작은 관절을 시작으로 무릎, 어깨 등으로 염증이 번지는 경우가 흔하고, 여러 관절이 붓고, 아프고, 뻣뻣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의 뻣뻣하고 펴지지 않는 '조조강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이며며, 이외에도 피로감, 발열,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류마티스관절염은 중년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발병 후 2 년 이내에 약 70% 이상에서 관절 손상이 발생 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시행하면 증상이 없고 병이 진행도 되지 않는 '관해'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서 조기에 관해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그 이유는 관해 달성이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절 기능 보존과 삶의 질 향상, 심혈관 질환 등 합병증 예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류마티스학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직까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43.5%만이 치료 1년 후 관해 혹은 낮은 질병 활성도 상태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관해나 낮은 질병 활성도를 달성한 환자들의 경우에도 통증, 피로감 등의 잔여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시 목표 지향적 치료(Treat-to-Target, T2T)를 권고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증상 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해 혹은 낮은 질병 활성도를 목표로 하여 치료 방법을 조절해 나가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 전략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스테로이드제, 전통적 합성 항류마티스제 등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치료에 더해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등 염증을 유발하는 신호 전달 경로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들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JAK 억제제는 여러 임상연구에서 관해 달성 및 유지와 통증, 피로감 개선 등에 있어 기존 치료 대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기도 하였다. 이에 더해, JAK 억제제는 주사제가 아닌 경구약이기 때문에 병원을 자주 방문하여 주사하는 것이 어렵거나, 주사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에게도 유용하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역시 지난 시간 동안 크게 발전해왔다. 관식이 살던 시대에는 없었던 새로운 치료제들이 계속 도입되고 환자들의 예후도 좋아진 만큼, 관절 통증과 뻣뻣함이 계속된다면 증상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치료법을 찾아 삶의 질을 잘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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