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복강경 단점 하이브리드 수술로 보완

황대용 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장

황대용 교수   
▲ 황대용 교수 
  
▶대장수술 복강경 외에 복부절개창 필요
▶'하이브리드' 절개창 통해 집도의 손 삽입
▶촉진과 동시에 보다 정밀한 시술 가능케

■서론
대장암은 최근 국내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암이다. 일반적으로 암은 4기면 보통 말기로 친다. 이미 병이 많이 진행돼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대장암은 4기가 꼭 말기를 뜻하진 않는다.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4기라도 얼마든지 완치될 수 있다. 아무리 암이 진행됐어도, 심지어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에 전이됐어도 수술로 떼낼 수만 있다면 회복이 가능하다.

결국 대장암 환자의 운명은 집도의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술의 효율도, 안전도 등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의사의 책임이 무겁게 된다.

요즘 웬만한 수술은 복강경으로 많이 한다. 몸에 지름 1㎝ 안팎의 구멍 몇 개만 뚫고 기구와 카메라를 넣은 채 의사가 화면을 보며 수술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장 수술은 복강경만으론 불가능하다. 대장암 수술에 있어서 복강경수술의 문제점은 은 외과의사가 직접 환부를 포함한 장기들을 만져보지 못하는 점과 시술도중 출혈 등 문제가 발생할 때 즉시 처치가 항상 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복강경 보조수술
대장 수술의 경우 복강경만으로는 수술이 가능하지 않다. 떼어내는 조직이 크기 때문에 복강경 기구를 넣기 위해 구멍을 뚫는 기구인 침투관을 통해 절제된 조직을 체외로 꺼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복술과 유사하게 복부에 어느 정도 크기의 절개창을 열어서 대장을 체외로 꺼내 절제하고 연결해주는 시술을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대장 수술의 경우에는 복강경수술이라는 표현 대신 복강경보조수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미국의 경우 다기관 임상연구를 통해 대장암 중에서 결장암의 경우 복강경 보조 수술이 기존의 개복술과 비교할 때 종양학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결과가 2002년 발표된 이후 결장암에서 선택적으로 복강경 수술이 진행돼 왔다.

선택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만약 종양의 크기가 너무 클 때는 복강경으로 수술을 하고 절제한 종양 조직을 꺼내기 위해 절개창을 많이 열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상처의 크기가 개복수술과 유사하므로 굳이 복강경 수술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결장암과 달리 직장암의 경우는 복강경 수술법이 종양학적으로 안전하다는 다기관 연구가 구미에서 최근에야 시작되었기 때문에 아직 직장암에서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다.

■하이브리드 복강경 대장 수술
복강경으로 대장암을 수술할 때는 복강경을 이용해 환부를 포함해 대장을 박리 한 뒤에 복부에 작은 절개창을 내고 이곳을 통해 장을 꺼내놓고 개복 수술과 동일한 방법으로 수술을 하게 된다.

이러한 절개창에 특수한 기구를 삽입하여 외과의사의 손을 넣는 방식이 개발됐는데 이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복강경 수술법이다.

손을 넣기 위해 사용하는 특수한 기구들은 여러 가지가 개발돼 있다. 이 중 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에서는 Gel을 가득 채워 넣은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 기구의 장점은 외과의사의 손을 포함하여 팔뚝 부분까지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손에 조임이 없어서 오랜 시간 손을 넣고 수술을 진행해도 손목이 전혀 피로하지 않고, Gel이 들어있는 부분으로 복강경 기구들을 복부의 가스 누출 없이 추가로 삽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이브리드 복강경 대장 수술은 상처는 일반 복강경 보조 대장 수술과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외과의사의 손을 이용하여 촉진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장 및 기타 환부 절제 시에 복강경만을 이용하는 경우보다 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할 뿐 아니라 수술 시간이 좀 더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직장을 제외한 결장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의 경우 여성들의 제왕절개 시에 사용하는 절개창과 유사한 위치에 5-6cm 정도의 절개창을 내고 여기에 손을 넣는 기구를 삽입하고 다른 부위를 통해 복강경 기구를 뱃속에 넣어 대장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이 가능하다.

이러한 위치의 절개창은 나중에 치모로 덮이게 되고 배의 정상적인 주름의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상처가 눈에 잘 띄지 않게 된다.

단지 이 기구가 조금 고가이고 재사용이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라고 하겠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대장 수술에 이러한 하이브리드 복강경수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여러 가지 다른 이유로 인해 아직은 이러한 방법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가 그리 많지 않다.

하이브리드 복강경 대장 수술은 개복수술의 장점 중 하나인 외과의사의 손을 활용하게 하여 복강경 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어서 대장암 환자들에게 좀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섬유질, 대장건강엔 좋지만 대장암 예방효과는 의문"

Q. 결장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도 하이브리드 복강경으로 되나.

A. 가능하다. 제왕절개와 비슷한 위치를 5, 6㎝ 정도 가른 다음 그 안으로 손을 넣고, 다른 부위로는 복강경을 삽입해 결장 전체를 잘라낼 수 있다. 수술 후 상처가 배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주름의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Q. 대장암 안 걸리려면 고기 먹지 말아야 하나.

A. 수술 후 회복과 건강을 위해 고기는 어느 정도 먹어야 한다. 다만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살코기를 비롯해 기름이 적은 부위를 골라 먹길 권한다. 예를 들어 비계가 많은 삼겹살이나 마블링 많은 구이보다는 닭가슴살이나 장조림용 고기가 좋다.

Q. 식물성기름은 몸에 좋다는데.

A. 식물성기름이라도 오래 돼 변질되거나 가열하고 튀기면 발암 성분이 생긴다. 전도 부쳐 놓았다가 데울 때마다 기름을 두르면 변질된 기름 함량이 늘게 된다. 특히 상온에서 고체이면서 식물성기름의 일종인 트랜스지방은 몸에 많이 쌓일수록 암 위험이 높아진다. 치킨이나 케이크, 도넛, 과자, 인스턴트식품에 트랜스지방이 많다.

Q. 섬유질 많은 음식이 대장암 예방하나.

A. 과거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최근엔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해외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 변비가 생기지 않게 하는 등 전반적인 대장 건강에는 좋지만, 섬유질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대장암 예방 효과가 생기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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