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의약 토대 신약 후보물질 선점

창간 47주년 특별기획Ⅱ ‘제약강국’으로 가는 길 / 천연물신약-동아에스티

  
최근 침체된 제약업계에 천연생물을 활용한 ‘천연물 신약’ 개발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암,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만성 난치성질환이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만성 난치성질환은 그 원인과 증상이 다양해 한 가지 증상만을 타깃으로 하는 의약품은 치료 효능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 장기복용이 필요해 부작용이나 독성이 심한 의약품은 사용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천연물 신약은 다양한 성분의 혼합물로 여러 타깃에 동시에 작용해 증상들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기존 합성의약품에 비해 독성이 적어 장기 복용에도 유리하다는 강점이 있다.

천연물 신약은 안전성, 유효성, 임상시험 등 약품의 필수 과학적 절차를 거쳐 만든 새로운 의약품으로서 인체에 대한 효능을 약리학적으로 인정받은 약물이다.

전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은 16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전문의약품이 12조원 이상의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평균 30% 이상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동아에스티(대표 박찬일, 구 동아제약)가 천연물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 국산신약 1호 ‘스티렌’

동아에스티 연구소는 2002년 천연물 신약인 위염치료제 ‘스티렌’을, 2011년에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을 발매하며 천연물 신약개발의 기술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스티렌’은 철저한 기획과 시장성 분석을 토대로 탄생한 동아에스티의 국산 신약 제1호다.

평균적으로 신약개발은 10여년 이상이 걸릴 만큼 장기적인 연구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 개발성공 확률 또한 극히 낮아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제약회사가 많지 않았다.

1993년 동아에스티는 자양강장제 ‘박카스’의 대중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은 천연물 신약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이은방 교수가 ‘스티렌’ 유효성분인 유파틸린의 항궤양효과에 대해 발표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에 신약개발을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판단한 동아에스티는 유파틸린의 신약개발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분석 검토했다.

그 결과 1995년 당시 연구소장인 김원배 소장(현 동아에스티 부회장)이 천연물과학연구소와 산학연 공동연구를 체결, 천연물 신약개발에 본격적 착수하게 됐다.

쑥은 위염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민간요법에서 알려져 있어 여기서 추출한 유파틸린이라는 성분의 약효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개발 당시 동아에스티 연구소는 전임상시험, 임상시험 등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기존의 위염치료제와 다른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의 가능성을 높였다.

기존의 위염치료제는 대부분 위산분비 억제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제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치료 후 재발률이 높았다.

이와 달리 ‘스티렌’은 위의 방어기능에서 가장 중요한 위점막 재생작용을 촉진, 위염의 고질적인 문제인 재발률을 낮추는데 주력했다.

즉 기존 제품들과는 차별화된 강점을 지닌 신약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2002년 발매 후 지난해에는 8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신약으로서 당당히 약효와 시장성을 겸비한 성공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 위 기능개선 ‘모티리톤’

동아에스티는 ‘스티렌’에 이은 두 번째 천연물 신약인 기능성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을 2011년 12월 발매했다.

‘모티리톤’은 나팔꽃 씨와 현호색의 덩이줄기에서 배출한 천연물질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부작용이 없으면서 위 배출 개선과 함께 내장 과민반응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는 의약품이다.

일찍부터 천연물의약품의 가능성을 확인한 동아에스티는 소화기계 질환에 집중했으며, 부작용 없는 위장질환 치료약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2005년 후보생약 도출을 시작으로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의료원 등 국내 18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거친 후 6년여 만에 제품화에 성공, 후보도출부터 임상완료 단계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신약개발 연구기간을 6년으로 줄인 획기적인 천연물 신약이 탄생한 것이다.

또 ‘모티리톤’은 기존의 소화치료제가 단지 위 배출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한 것에 반해 위 배출 촉진, 위 순응장애 개선, 위 팽창 통증억제 등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위장기능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동아에스티는 천연물성분인 부채마를 이용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DA-9801’을 개발 중이다.

‘DA-9801’은 생약제제인 부채마를 주성분으로 하는 천연물 의약품으로 강력한 진통효과와 신경재생 효력을 갖고 있어 향후 제품화 시 당뇨병성신경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동아에스티 손미원 박사는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의약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데이터도 잘 구축돼 있다”며 “전통 한의약을 토대로 좋은 신약후보물질을 선점해 글로벌 시장에서 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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