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엽의 해외여행 감염병 이야기(32)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감염병 25편 <크리미안콩고출혈열>

지난 시간 <라싸열>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해외여행 중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이란?>
크리미안콩고출혈열(Crimean-Congo hemorrhagic fever)은 분야바이러스과(Bunyaviridae) 나이로바이러스(Nairovirus) 속 크리미안콩고출혈열 바이러스(Crimean-Congo hemorrhagic fever virus, CCHF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출혈성 질환으로 우리나라 감염병 분류 체계상 제1급 법정감염병이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대한여행의학회 회장

#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의 전파
주요 인체감염 매개체는 Hyalomma 속 참진드기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개 진드기 9종에서 크리미안콩고출혈열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었고, 이 중 1종(뿔참진드기, Rhipicephalus sanguineus)은 국내 서식이 확인된다.

매개 진드기에 물린 소, 양, 염소, 조류 등도 감염될 수 있으나 감염 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의 혈액 또는 체액과 접촉해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매개 진드기 토착 지역에서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과 의료기관 종사자가 고위험군이다.

#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의 역학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기원전부터 여러 지역에서 이 병의 존재가 의심되고 있으나 병의 존재에 대한 의학적 보고가 되지는 못하였다. 1944년 소비에트 연방의 크림반도에서 소련군과 현지인들 중심으로 출혈열이 유행하면서 첫 보고가 이루어졌고 '크림출혈열(Crimean hemorrhagic fever)'로 명명되었다.

1969년 아프리카 전역에서 발견되던 콩고바이러스가 동일한 병원체라는 것이 확인되어 '크리미안콩고출혈열(Crimean-Congo hemorrhagic fever)'로 공식 명명되었다. 이후 주로 소비에트 연방, 불가리아, 남아프리카지역에서 환자 발생이 보고되었고 2000년 이후 중동으로 발생지역이 확대되었다.

현재 아프리카, 유럽 동남부 지역, 아시아(인도, 중국 등) 지역 등 50개 이상 국가에서 풍토병으로 발생하고 있다. 독일, 러시아, 터키, 파키스탄 등에서는 의료기관 내 감염이 발생하였다. 국내의 경우 매개 진드기는 발견되지만 아직 환자 발생 보고는 없다.

#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의 증상 및 경과
잠복기는 1~14일 이다.
대개 진드기 물린 후 1~3일째, 환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5~6일째 증상이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발열, 피로감, 어지러움, 두통, 눈부심, 구토, 설사 등이며 심한 경우 출혈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발생 2주째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 치명률은 10~40%에 달한다.

#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의 진단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의 진단에는 유전자검출검사(Realtime RT-PCR)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필요시 중복감염확인 및 감별진단을 위한 검사(에볼라바이러스병, 마버그열, 라싸열,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 등)를 실시한다.

#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의 치료
크리미안콩고출혈열 치료에 상용화된 특이치료제는 없기 때문에 대증치료가 중심이 된다.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ribavirin)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의 예방
현재 상용화된 크리미안콩고출혈열 백신은 없다.
크리미안콩고출혈열 유행 지역 여행 시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야외 활동 시 진드기 기피제 사용, 긴 옷 착용 등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대한여행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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