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정 안정화 이후 의료계, 정부 및 보험업계로 협의체를 구성해 근본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 실손보험대책위원회(위원장 이태연)는 지난 28일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급여 제도개선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정부는 비급여 관리체계 구축방안과 실손보험 개혁방안 등의 내용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토론회에서 발표된 정부 정책에 대해 이태연 위원장은 의료체계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흔드는 부적절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비급여 진료 제한으로 인한 의료접근성 후퇴 및 건강권 침해 ▲지역 의료기관의 붕괴로 인한 전국 의료 서비스 격차 확대 ▲실손보험사의 이익 확대와 의료비 부담 가중 및 건강 불평등 심화 ▲의료비 양극화 심화 및 취약계층 의료 접근성 제한 ▲의료계 의견 배제와 정부의 일방적 정책 강행으로 인한 의료시스템 위기 등울 반대이유로 제시했다.
이날 이태연 위원장은 "현재까지 급여 진료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공보험이 설계될 당시 낮은 보장률을 보완하기 위해 비급여의 필요성을 인정해왔기 때문"이라며 "관리급여 신설, 병행진료 금지, 경증질환에 대한 환자 부담률 증가 등 정부의 개혁방안은 비급여 진료를 제한하고 의료 선택의 자유를 제약하는 조치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관이 충분한 진료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면 의료수준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책토론회 현장에서 환자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확인됐듯이, 희귀질환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지고, 결국 의료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실손보험 개혁방안은 의료기관의 경영을 악화시켜 의료 인프라 붕괴가 우려되며, 특히 의원과 중소병원 등 지역 의료기관의 운영을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면서 "지방과 의료취약지역에서의 의료공백은 더욱 심화되고, 건강보험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며,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되면 의료전달체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실손보험 개혁방안이 보험사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보험료 부담 증가와 함께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위험에 놓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실손보험사의 자의적인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환자들이 정당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보험업계는 적자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실손보험료를 인상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으나,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현재 정부는 재벌 보험사의 이익만 대변하고자 하는 정책을 강행하고 있으며, 이는 의료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악화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봉근 간사는 "실손보험과 비급여에 대해선 의료계 내부에서도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 간사는 또 "의료계에서 문제로 삼는 것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계나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정책을 마련해야하는데, 보험사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실손보험 개혁을 이야기할 때는 주인공은 보험사가 아닌 환자, 의료계가 포함된 3자 대칭적인 구조에서 토론이 되어야 하고, 개혁이 진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만 위원도 "비급여만 단독으로 관리하는 것이 실현 가능한 계획인지 의문이다. 어느 나라든 비급여 영역이 있고 이는 급여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이용량이 많으니 치료 횟수와 자부담을 높이자는 것은 지극히 보험업계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특정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는데, 그저 이용량이 많으니 제한하겠다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새로운 의료기술과 치료법이 계속 개발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만 과거에 묶여 있는 꼴이다. 그때그때 여론에 밀려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실손보험대책위원회는 정부에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일방적인 정책추진 중단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 철회 등을 요구했다.
이태연 위원장은 "국정 안정화 이후 의료계, 정부(금융위, 복지부) 및 보험업계로 협의체를 구성해 근본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며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기관과 환자의 의료 선택권을 보장하고, 비급여 의료행위를 불법처럼 오도해온 정부 정책방향을 전면 수정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의협 실손보험대책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과 함께 '정부의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토론회는 오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되며, 한양대 의대 정형외과 이봉근 교수가 정부 '실손의료보험 개혁 방안의 문제점'을, 법무법인 담헌 장성환 변호사가 '실손의료보험 개혁의 위법성/을 주제로 발제에 나설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보험업계에 토론회 패널로 와달라고 요청했지만,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며 "토론회 주제가 실손보험의 문제, 위법성이기에 불참하겠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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